사과상자 작업

Apple Box Objects

Text by 조병수 ByungSoo Cho
Translation by 박상미 Mimi Park

사과상자 작업

나의 사과상자 작업(apple box objects)들은 오래전부터 내가 생각해오고 발전시켜온 것으로 지난 20년여의 건축 작업에서 꾸준히 시도 되어왔다. 이에 대한 나의 기본 생각이 아래의 “사과상자에 대한 나의 생각” 글에 잘 담겨있다.

사과상자가 때론 그 자체로 또 때론 두개 세개 혹은 그 이상의 것들이 모이고 흩어지며 약 30x 60×30 의 크기로 우리 몸의 크기와 자세에 대응하며 우리와 묵묵히 그 대화를 시도한다.

 

ByoungSoo Cho, Apple Box
ByoungSoo Cho, Apple Box

그 대화 속에는 상자 본연의 막힘과 트임, 공간의 허락과 거부를 보여 주기도 하고 또 때론 제 3의 요소인 유리, 페인트, 오브제등과 더불어 자신의 본성을 더욱 시적으로 드러낸다.

 

예를 들면 거칠고 투박하며 서툴게 만들어진 사과상자 위를 덮은 얇은 유리는 빛과 주변을 반사하며 또 때론 주변의 모습을 그 안 텅 빈 어두운 공간 위에 중첩되도록 허락한다.

 

그 상자의 거칠음이 우리 주변 상황이라면 그 위에 놓인 가벼운 유리층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무엇을 보고 인지하고 느낄 수 있게 해줄 것인가 하는 매개체인것이다.

 

빛과 그에 의해 만들어 지는 섬세한 반사상은 그날의 날씨, 우리의 느낌, 움직임에 따라 전혀 다르게 주관적으로 경험되고 인지된다.

 

아홉개의 사과상자 작업은 또 두개의 연속된 이미지와 중첩(juxtapose) 되며 제 3의 관계성을 만들어내고 또 아홉개의 따로 떨어져있는 상자들의 체험을 하나로 엮어낸다.

 

이렇게 사과상자 오브제(object)를 통해 실험하고 드러내고자하는 것은 그 상자 자체의 물성적, 공간적 아름다움 뿐 아니라 그것이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받아들이고 소통하는 방식을 그 재료적 물성의 대비를 통해 우리를 인식하게 해주고자 했다.

사과상자에 대한 생각
2007년 Architect . 03에 실린 조병수의 글을 발췌한 것이다.

나무로 만든 사과상자
실용성과 솔직한 재질감에서 오는 순수함에 대한 이야기


나무로 만든 사과상자는 사각이다.
투박해도 그 사각상자는 아름답다.
한 변이 다른 한 변보다 좀 더 길어 들기도 편하고 쌓아놓기도 좋은 비례다.

ByoungSoo Cho, Apple Box
ByoungSoo Cho, Apple Box

그러한 상자가 내게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아마도 그 실용성과 그 공간을 싸고 있는 소박한 송판의 재질감 때문일 것이다.
그 송판의 상자는 텅 빈 채로 참 아름답다. 그리고 그 안의 텅 빈 공간이 잘 익은 사과들로 듬직이 채워지면 그 채워진 대로 또 아름답다.
이러한 아름다움은 황금비율과 같은 시각적 구성 비례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그 아름다움은 그저 채워짐을 통해 느끼는 ‘넉넉함’과 텅 비워짐을 통해 느끼는 ‘여유로움’에서 오는 것이다. 즉, 눈을 통한 즐거움보다는 이러한 여유로움과 실용성 그리고 그에 맞는 재질감을 통한 편안함에서일 것이다.

땅속에 박힌 사각상자
땅과 보이드를 통한 내 본질적 건축에 대한 이야기

나는 오랫동안 땅속에 박힌 사과상자와 같은 본질적 건축을 꿈꿔왔다. 그저 편평한 광야에 땅속으로 박힌 사각나무 상자, 그 크기가 약간 길어 사람이 들어가 앉을 수 있으면 나도 그 안에서 오랜만에 찾아온 친구를 만나 얼어붙을 듯 초롱초롱한 밤하늘 별과 더불어 많은 침묵으로 이야기를 할 것이다. 별 대신 날씨가 흐려 안개 낀 밤공기라도 좋겠다. 이렇게 땅속에 박힌 사각상자는 형태는 없고 공간만 존재한다. 그 공간은 땅과 하늘을 잇는, 땅과 자연을 잇는 장소가 된다. 즉, 땅의 한 부분을 비운 채 보이드로서 자연 등 주변과의 관계를 설정해주는 장소성을 제공한다.

ByoungSoo Cho, Apple Box
ByoungSoo Cho, Apple Box

땅속에 박힌 스틸매스
땅과 무거운 덩어리를 통한 태어나지 않은 건축에 대한 이야기

땅속에 박힌 사각 스틸 매스의 무게는 그저 무척 무거울 것이라 짐작할 뿐이다. 그 속의 깊이가 보이지 않아 덩어리의 크기와 무게가 가늠이 되지 않는다. 그냥 그 자리에 오래오래 있어 왔듯이 혹은 그것이 태어나지조차 않은 채로, 그래서 영구히 그곳이 있을 수 있는 것처럼….

쇳덩어리는 목재와 달라 무겁고 오래 지속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물론 표면은 풍파에 산화한다. 하지만 이렇게 땅과 쇳덩이가 만드는 공간 또한 사각으로 절제되어 형태를 통한 시각적 표현이 없어짐으로써 ‘물성’과 ‘자연’과의 관계를 통한 ‘장소성’만이 크게 강화되어 있다.

ByoungSoo Cho, Apple Box
ByoungSoo Cho, Apple Box

땅 위에 놓인 2개의 사각상자
사각상자 2개가 만들어내는 사회성과 문화에 관한 이야기

2개의 사각상자에는 사이의 체험이 들어 있다.

ㄱ과 ㄴ사이의 관계 체험: “너에게의 나, 나에게의 너”

ㄱ과 ㄴ사이의 거리 체험: “나부터 너까지”

ㄱ과 ㄴ사이의 나눔 체험: “우리 다같이”

ㄱ과 ㄴ사이의 비밀 체험: “너와 나 사이의”

ㄱ과 ㄴ사이의 갈라짐 체험: “나는 나, 너는 너”

ㄱ과 ㄴ사이의 이음 체험: “너는 나, 나는 너”

우리의 몸은 그 2개의 상자 사이를 오가며 피부로 바람을 받고 햇빛을 받고 스침의 자극을 받으며 이러한 사이의 관계를 체험한다. 그리고 2개의 사각 상자에는 그렇게 서로를 존중하며, 바라보며, 그리워하고, 체험하고, 깨달아 가는 삶이 있어 사회성과 문화가 싹튼다.

ByoungSoo Cho, Apple Box
ByoungSoo Cho, Apple Box

3개의 상자를 엮는 띠
사과상자 3개를 엮는 우리의 띠에 대한 이야기

3개의 상자를 ‘우리’의 띠로 엮어본다. 그 띠를 통해 세 상자는 이음의 관게로 엮이며 사이와 나눔의 체험을 기대한다. 그 띠들은 단절보다는 이음을 목적으로 함으로 투과적 재료인 U글라스와 목재 스크린 등으로 구성된다. 나는 상자와 자연 사이, 상자와 상자 사이, 사람과 상자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그 ‘우리’를 만난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우리, 사이와 더불어 사는 우리, 우리 속에는 그런 우리가 많다. 그러한 띠를 통해 각각의 상자들은 서로를 인지하며 자기 자신을 깨닫게 된다. 또 같은 방법으로 주변 이웃과 자연 또한 그 상자들과 함께 우리의 띠로 엮고 끌어들인다.


사과상자에 대한 나의 생각; 결론적으로 모아서 하는 이야기 

이렇게 내가 상자들을 통해 주목하는 것은 만물의 상자화를 통한 세상과의 단절이 아닌 그들을 틀로한 “우리에 대한 설정”인 것이다. 따라서 내가 만든 사과상자들은 서로 묶여있고 엮여있고 또 때론 변형되어있다. 나는 사과상자의 텅빈공간에서 그 순수성과 절제됨에 감동받는다. 그리고 나는 그 효용성 및 경제서의 가치에 또한 주목한다. 그 사과상자 자체만큼 나는 또 사과상자 판자사이로 스며들어 파장하는 빛살과 바람을 좋아한다. 또 그렇게 나는 사과상자가 나와 삼라만상을 단절 시키는 것으로써가 아닌 ‘우리에 대한 설정’의 기회로써 작용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 설정의 기회를 통해 나는 나 속에 있는, 우리 속에 있는 진동과 삼라만상을 발언하고 싶다.

Apple Box Objects

The Apple Box Objects project was born from the fundamental thoughts and preoccupations that have guided the practice of my architecture over the past 20 years. The essay written below ‘Thoughts on the Apple Box’ from 1994 conveys the conceptual background of this project.

The 30x60x30cm Apple Box continuously stages a spatial dialogue with its viewer. It begins a conversation, silently responding to the scale and posture of the human body, at times as individual objects, and in other moments, as clustered assemblies or as randomly scattered pieces.

ByoungSoo Cho, Apple Box, Onground
ByoungSoo Cho, Apple Box, Onground

This conversation involves the inherent properties of the Apple Box, each conveying a sense of both invitation and confrontation of space. At times, the Apple Box reveals itself more poetically in dialogue with materials of a completely foreign nature, such as glass, paint, or another object.

For example, a thin layer of glass covering a crudely made Apple Box often reflects light and the image of its surroundings. However, in other moments, the glass allows the image of the surrounding space to suspend over the dark, hollow cavern beneath.

If the roughness of the box were to speak for our current conditions, the glass indicates a medium that channels what we perceive, feel, and understand in our contemporary society. With other words, the same light and reflection can bring about a spectrum of experiences, depending on the weather, our mood, and our movement.

In the ‘Nine-Piece Apple Box’, the juxtaposition of the image and the Apple Box creates a ‘third kind of relationship’ and threads a continuous spatial experience through the nine independent objects.

Through these series of experiments, the attempt is not only to reveal the beauty inherent in the space and materiality of the Apple Box itself. As the contrasting materiality of glass and apple box may show, I seek to introduce a method by which we may channel the beauty in this world. 

Thoughts on the Apple Box
Excerpt from +Architect 03. ByoungSoo Cho, 2007

The Apple Box made of Wood
A story of the purity that comes from utility and honest materials


The apple box, made of wood, is rectangular.
Though rudimentary, the rectangular box is beautiful.
One side of the box is longer than the other, making it easy to lift and practical for stacking.

The reason that the box appears to be even more beautiful is probably its utility and its material of humble pinewood panels that surround the space within.
The box, made of pinewood panels, is beautiful when empty. It is also beautiful when the empty space is filled with nicely ripened apples, overflowingly filled to the brim.

Such a beauty does not stem from a classical understanding of visual proportions such as the golden ratio. The beauty comes from the ‘generosity’ one feels from a filled box and the ‘spaciousness’ from an empty one. More than just a visual pleasure, it is a pleasure emanating from the ease one feels of the spaciousness and utility of the box as well as for the well-fitting material.

ByoungSoo Cho, Apple Box
ByoungSoo Cho, Apple Box

The rectangular Box grounded in Earth
The story of the materialistic architecture of the Terra Firma and a void

For a long time, I have dreamt of a materialistic architecture like an apple box laid on the ground — a rectangular wooden box placed in the soil of the bare ground. If it is large enough for a person to get in and sit, I will enter the box to meet with a friend, perhaps under a night sky with stars that shine brilliantly like ice, to speak of many things with the language of silence.
Perhaps a fog would envelop us, covering the stars on a misty night. The rectangular box in the ground is without form, and only space exists. It serves as a place that defines the relationship between itself and the surrounding nature and its environment; It is a void that comes out of emptying a part of what earth has given.

Steel Mass in Earth
The story of an unborn architecture of earth and a heavy mass

The steel mass in the earth will probably have a considerable weight.
The extent of its depth is hidden from view, and its size and weight cannot be fathomed.
It has been in its place for a long, long time – perhaps not even born yet, making the existence of this space eternal.

Steel mass is different from wood; it is heavy and has a long life, but its surface deteriorates with exposure to air, wind, and water. The space that the earth and the steel mass create is also limited to be within a rectangular shape. However, the form loses its visual expression, and the place becomes magnified through its relationship between ‘material’ and ‘nature’.

Two Rectangular Boxes placed on the Earth
The story of society and culture created by the two Apple Boxes  

Between two rectangular boxes, there exists an experience.
The experience of the relationship between A and B: What you are to me; what I am to you.
The experience of the span between A and B: The distance from me to you.
The experience of sharing between A and B: Us together.
The experience of secrecy between A and B: Between you and me.
The experience of separation between A and B: I am me; you are you.
The experience of connection between A and B: You and me.

Our bodies move relative to the boxes and experience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two, while the whip of the wind and the rays of sunlight is felt on our skin, and a stimulating feeling of passing by appears. The two boxes generate a reflection of life conditions; respecting, looking, missing, experiencing, realizing one another, and society and the development of culture.

ByoungSoo Cho, Apple Box
ByoungSoo Cho, Apple Box

The Band that ties the Three Apple Boxes
A story of our (Woori) band

I tie together three boxes with ‘Our’ (Woori) band. Through this band, the boxes connect and begin to share the experience of one unified box. The goal of the Woori band is to create new relationships within the box – a relationship linking the boxes themselves, or linking the Woori band with all three boxes.

I come to understand the Woori band and purpose through examining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boxes and nature, the boxes and boxes, the boxes with people, and people with people. Woori (We) live together with nature. Woori (We) live together with people. Woori (We) realize the boundaries and complexities of the band itself.

It is through the Woori band that each box comes to recognize itself,  and the new tension holding them together. 


Thoughts on the Apple Boxes; Concluding words

My goal with the connecting boxes is not to separate us from the environment, but rather to provide a framework through which one can clearly see the surroundings, and begin to understand where we stand. 

I am moved by the purity and restrained character of an empty apple box, yet I also notice the practicality and efficiency of the box. As light and wind passes through the gap in the wooden boards, I am able to appreciate all aspects of the box itself. 

For me, the apple boxes provide an opportunity to establish the concept of Woori (us). As the boxes link and connect together through the Woori band, I am given the opportunity to speak on the relationship one has with the environment and n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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