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브먼트를 향한 무브먼트
A Movement of Movements
Text by 클럼지 Clumsy
Translation by 김솔하 Solha Kim
무브먼트를 향한 무브먼트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다른 포유류와 구분 짓는 가장 중요한 특징이 직립보행이다. 무엇이 인간의 조상을 처음으로 직립하여 걷게 했는가에 대해선 아직도 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다. 예를 들어 도구 사용을 하다보니 직립하게 되었는지, 직립하니 손이 자유로워져서 도구를 사용하게 되었는지 선후 입증이 힘든 것이다. 하지만 직립과 관련한 이점(또는 단점) 자체에 대해서는 대부분 이견이 없다. 이 중 하나가 직립보행은 인간이 몸을 좀 더 효과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족보행은 사족보행에 비해 속도 면에서는 떨어지지만, 몸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한다는 커다란 장점을 지니는 것이다. (누가 인생은 장거리 경주라 했는가.) 또 직립은 강한 햇빛이나 뜨거워진 대지로부터 몸을 잘 보호할 수 있게 하고, 넓어진 시야로 멀리 볼 수 있게 했다. 동아프리카,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비롯된 인류의 선조가 현재의 인류로 성공적인 진화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아프리카 대륙을 떠나 다른 대륙을 찾아 나오는 긴 여정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의 인류가 있을 수 있는 것은 직립보행이 준 모빌리티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움직였고, 움직이도록 진화되었다. 인간이 직립한 것이 300만 년 전의 일이고, 농경을 시작한 것은 만 년 전의 일이다. 자동차가 발명된 것은 19세기 말이고, 인간이 사무실에 종일 앉아서 일하는 본격 사무직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0년 전의 일이다. 한국에선 1970년대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농사를 지어 직접 준비한 음식을 먹던 생활에서 도시에서 식료품을 사서 먹는 생활이 일반화되었고, 90년대 들어 자가용이 폭넓게 보급되기 시작했으며, 인터넷이 출현했다. IT 산업이 크게 발달했고, 인공지능을 이용한 자동화가 진행되었다. 최근 100년 간 인간이 몸을 움직이는 빈도나 반경이 역사에 그 전례가 없을 정도로 현격히 줄어가고 있다. 그러던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우리의 몸이 움직이는 반경은 다시 한번 크게 줄었다.
인간은 끊임없이 움직였고, 움직이도록 진화되었다.
팬데믹 이후, 인간의 몸을 인위적인 상황에서 움직이게 하던 피트니스 업계는 커다란 변화를 겪었다. 피트니스 센터에 갈 수 없게 되자 온라인 수업이 늘었고, 펠로톤으로 대표되는 실내 자전거와 아령, 케틀벨 등 소도구 수요가 급증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이 밖으로 나가 실제로 걷거나 뛰기 시작했다. 이렇듯 팬데믹 이후 피트니스 트렌드의 가장 큰 변화는 자신의 몸무게를 최대한 활용하는 바디 웨이트 트레이닝과 야외 활동의 증가였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팬데믹으로 인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일상적으로 운동하는 방법을 재발견했고, 이러한 흐름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거라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몸의 움직임을 강조하는 무브먼트 트레이닝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트렌드는 하나의 통합된 장르라기보다는 말 그대로 커다란 흐름으로 보이는데, 자신의 몸무게를 이용한 칼리스테닉스(Calisthenics) 운동법이나, 기본 동작과 호흡, 기의 흐름, 정신 단련을 통합하는 요가나 동양 수련법들과 맥을 같이 한다. 대표적으로, 6가지 기본 동작(The Six Components)을 이용해 도구 없이 어디서나 훈련하는 애니멀 플로우(Animal Flow), 자연 속에서 움직이며 몸과 마음을 함께 단련하는 무브냇(MovNat), 아기처럼 움직이고 게임을 하듯 재미있는 움직임을 통해 몸과 정신의 균형을 찾는다는 프라이멀 무브(Primal Move), 부드러운 움직임을 통해 몸의 유연성과 조정력을 기르는 펠덴크라이스 메소드(The Feldenkrais Method), 동양의 방생도인(仿生導引,bionic-physical and breathing exercises) 기법에 기반을 둔, 호랑이, 사슴, 곰, 원숭이, 새의 움직임을 따라 하는 복싱법인 오금희(Five mimic-animal boxing), 하타 요가의 스트레칭과 호흡법을 결합하여 탄생한 지나스티카 내추럴(Ginastica Natural), 파쿠르 등의 무술과 체조, 춤 등을 결합한 야외 운동 프로그램인 이볼브 무브 플레이(Evolve Move Play)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이도 포탈(Ido Portal)은 15년 동안 카포에라를 수련한 후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다양한 무술, 춤, 서커스, 영양학, 해부학, 생리학, 심리학 등을 섭렵하며 자신만의 운동 방식을 만들었다. 카포에라는 브라질의 무술법으로, 16세기에 브라질에서 노예 생활을 하던 흑인들이 발전시킨, 춤과 체조, 음악을 통합한 운동법이다.
각기 다른 철학과 방법론을 가진 듯 보이는 이 운동법들을 웨이트 등 특별한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몸무게를 이용해서 운동한다. 일상의 움직임에 도움이 되는 기능적 무브먼트들이고, 유연성과 조정력, 힘, 지구력, 또한 동작 간의 연결성을 중요시한다. 또 체육관이나 피트니스 센터 등 특정 공간이 아닌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이나 자연 속에서 운동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들 훈련 방법들이 공통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중요한 점은 인간이 움직이기 위해 디자인된 동물이라는 점, 인간 본연의 움직임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브먼트 트레이닝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또 하나의 공통적인 방법론은 새로운 방법을 찾기보다는 오래된 것,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더 멀리 나아가자는 것이다. 이스라엘에 가서 이도 포탈에게 운동법을 직접 사사 받은, 무브먼트 코리아의 김희재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바퀴가 이미 있는데 재발명할 필요가 있을까요? 중요한 건 이미 있는 것을 제대로 사용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아는 거예요. 예를 들어 누구나 팔굽혀펴기 동작을 안다고 생각하지만, 그걸 제대로 해내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제대로 팔굽혀펴기를 한다는 건 단순히 그 동작을 수행하는 게 아니라 물구나무서거나, 상대방과 대련하는 등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 체중을 견뎌낼 수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가장 새로운 것은 가장 오래된 것을 돌아볼 때 나온다. 르네상스 시대의 개혁은 고전에 대한 탐구에서 왔고, 인문학이 가장 번성한 문화에서 인류 최초의 발명품들이 나왔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을 하나로 여겼고, 신체와 정신을 모두 건강하게 하는 운동은 라이프스타일의 선택이 아닌, 시민의 의무로 여겼다. 당시 신체 단련에는 생물학, 생리학, 물리학 등의 방대한 지식이 사용되었으며 이는 결국 철학과 정치학의 세계로 이어졌다. 다양한 무브먼트 훈련법들에서 갓난아이가 코어를 쓰는 방식으로 움직이는 것을, 동물이 자연 속에서 움직이듯 사람의 몸이 지형을 느끼며 움직이는 것을, 그리스인들이 하듯 맨몸으로 하루종일 단련하는 모습을, 파탄잘리의 요가 수트라에 전해 내려오는 심신과 영적인 단련을 함께하는 모습을 볼 때 어떤 감동을 느낀다. 우리의 근원을 볼 때 느끼는 피의 더워짐이랄까.
Cover Image: 무브먼트 코리아 김희재 대표 ⓒKook
What makes humans human, the most significant characteristic that distinguishes us from other mammals is bipedal movement. Scholars are still divided as to what made the first human ancestors walk upright. It is difficult to prove which came first; for example, whether using tools allowed them to stand upright, or whether the upright posture freed the hand to use tools. However, there are hardly any disagreements on the advantages (or disadvantages) of bipedalism. One advantage is that walking upright encourages more effective human body movement. Although bipedal walking is slower than quadrupedal walking, it has the great advantage of allowing the body to use energy efficiently. (Hadn’t someone said life is a long-distance race?) It also made it easier to protect our bodies from strong sunlight or heated ground, and the wider field of sight enabled us to see farther. The reason that Australopithecus, the ancestors of mankind that originated in East Africa, was able to successfully evolve into present humans, was because they were able to travel and leave the African continent, going on a long journey to find other continents. It would be fair to say that it is the mobility made possible by upright walking that the human race owes its existence to.
Humans were constantly in motion and evolved to move about. Humans began walking upright 3 million years ago, and agriculture began 10,000 years ago. The automobile was invented at the end of the 19th century, and it was only 100 years ago that the office work which made people sit all day at desks began to appear. In Korea, as urbanization progressed rapidly in the 1970s, the lifestyle of farming and preparing your own food became quickly replaced with buying food in the city markets. In the 1990s, cars were widely supplied, and the advent of the Internet. The IT industry has developed significantly, and automation using artificial intelligence took over. In the last 100 years, the frequency or radius of human body movement has been drastically reduced to an unprecedented level in history. Even more so due to the COVID-19 pandemic in 2020, the radius of our body movement has once again been greatly reduced.
Humans were constantly in motion and evolved to move about.
Since the pandemic, the fitness industry which has encouraged humans to move even in artificial conditions, underwent a major change. Once it was impossible to go to the fitness center, online classes increased, and the demand for indoor fitness equipment surged, such as the indoor bicycle(Peloton being the major brand), dumbbell and kettlebell. Then many people went outdoors and started walking or running in the open. As such, the biggest changes in the fitness trend since the pandemic has been the increase in body weight training which makes the most of one's own weight, and the increase in outdoor activities. Experts commented that the pandemic actually helped people rediscover how to naturally move and exercise in their daily surroundings, which probably won’t go away soon.
Among these changes, movement training that emphasizes the maneuver of the body is emerging as a new trend. It seems to be literally a big flow rather than an integrated genre, in the likes of Calisthenics exercises using one's own body weight, yoga and oriental practices that incorporate basic movements with breathing, energy flow, and mental training. Animal Flow encourages you to train anywhere without any equipment using 6 basic movements(The Six Components); MovNat trains the body and mind by moving in nature; Primal Move seeks to balance the body and mind through infant-like moves and fun movements like playing a game; the Feldenkrais Method focuses on training flexibility and body coordination through smooth movements; Five Mimic-animal Boxing mimics the movements of the tiger, deer, bear, monkey, and bird based on the Oriental bionic-physical and breathing exercises; Ginastica Natural was created by combining stretching and breathing methods of Hatha Yoga; Evolve Move Play is an outdoor exercise program that combines elements of parkour, martial arts, capoeira, gymnastics, dance; the Ido Portal method was developed by Portal who trained capoeira for 15 years and then traveled around the world to learn various martial arts, dance, circus, to study nutrition, anatomy, physiology, psychology. Capoeira is a Brazilian martial art that was developed in the 16th century by black slaves in Brazil, incorporating dance, acrobatics, and music.
All these exercise methods, which seem to follow different philosophies and methodologies, have in common the use of body weight for exercise without special equipments. They focus on functional movements that help our daily movement, and value flexibility, coordination, strength, endurance, and the fluidity between movement. You can exercise in your daily space or in nature, not in a specific place such as a gym or fitness center. Above all, the important belief underlying these training methods is that humans are animals designed to move about, that proper human movement must be restored, and mental and physical health are not two different things.
The supporters of movement training also have another common method which is to start with the old moves, what we already know, and then go further, rather than looking for a new method. Kim Hee-jae, CEO of Movement Korea, who learned in Israel the exercise method directly from Ido Portal, says: “If the wheel already exists, do we need to reinvent it? The important thing is to know how to properly utilize what you already have. For example, everyone thinks they know how to do push-ups, but few people do it correctly. Doing push-ups properly means not just performing the movement, but being able to bear your own weight in any kind of situation, be it standing on your hand or battling your opponent.”
The newest can be discovered in looking at the oldest. The reforms of the Renaissance sprang from the quest for the classics, and the first human inventions emerged from the civilizations where the humanities flourished. The ancient Greeks considered physical and mental health as one, and exercise to keep both body and mind healthy was not a lifestyle choice, but a civic duty. At that time, physical training depended on extensive knowledge of biology, physiology, and physics, which eventually led to the world of philosophy and politics. It is moving to look at them doing these movements: the way that they move, how a newborn baby moves using its core, how a person moves sensing the terrain as an animal moves in nature, the way they train themselves like the Greeks with their bare bodies all day long, the way the discipline of both mind-body and spirit is handed down in Patanjali’s Yoga Sutra. It is as if I feel my blood warming when faced with our origin.
CLUMSY 클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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